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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리뷰 (12·12사태, 전두환 쿠데타, 사회적 기능)

by qmffhrm159 2025. 5. 14.

 

2023년 말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은 실화 기반의 현대사 영화로, 12·12 군사반란 당시의 혼란과 권력 쟁탈전을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정치극을 넘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가장 위태로웠던 순간을 치밀한 연출과 몰입도 높은 서사로 재현하며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들을 통해, 전두환을 비롯한 주요 군 인사들의 권력욕과 반란의 실체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2024년을 맞아 다시 보는 현대사 영화로서, ‘서울의 봄’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세 가지 관점에서 정리해 봅니다.

영화 서울의 봄 12·12사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이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하며 시작된 군사반란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입니다. 이날 벌어진 사건은 단 하루 만에 대한민국의 군 지휘권과 정치 주도권을 뒤바꿨고, 이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제5공화국 정권 수립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중대한 분수령이 됩니다.

영화는 바로 이 역사적 사건의 핵심 인물들과 실제 정황을 바탕으로 극적인 서사를 구축합니다. 주요 배경이 되는 육군본부, 광화문, 국방부, 특전사 등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되었고, 이를 통해 관객은 마치 그날의 서울 한복판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울의 봄’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무겁고 불편할 수 있는 주제를 흥미롭게 전달합니다. 과거 뉴스 보도나 역사책에서 한 줄로 지나치던 ‘군사 반란’이 어떻게 치밀하게 기획되었고, 얼마나 조직적으로 실행되었는지를 관객에게 각인시킵니다. 이런 역사 재현의 힘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시민의 기억과 감정을 움직이는 공감의 정치로 작용합니다.

전두환 쿠데타

‘서울의 봄’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캐릭터의 힘입니다. 전두환을 모티프로 한 ‘전두영’(황정민)은 그야말로 한 편의 괴물 같은 존재로 등장합니다. 그는 눈빛 하나로 분위기를 압도하고, 말 한마디 없이도 긴장감을 조성하며, 실제 인물보다 더 입체적으로 묘사됩니다. 군사 쿠데타의 주도자로서 전두영은 합법을 가장한 불법, 명분을 빙자한 야욕을 통해 정권 탈취라는 목표에 철저히 몰입합니다.

이에 맞서는 인물 ‘이태준’(정우성)은 합법적 질서를 수호하려는 육사 출신 군인으로, 헌정 수호와 군의 명예를 지키려는 상징적 존재입니다. 그는 “군인이란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분노하며, 결국 무력 앞에 무너지는 구조적 현실을 마주합니다.

이 두 인물의 대립은 단순한 권력 투쟁이 아니라, ‘민주주의 대 반민주주의’라는 구조적 충돌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를 극적인 갈등과 팽팽한 심리전, 촘촘한 사건 구성으로 효과적으로 풀어냅니다. 관객은 이들을 통해 단지 과거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반복될 수 있는 권력의 속성과 본질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사회적 기능

‘서울의 봄’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교육하며, 계승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많은 관객들이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건이었다”고 말합니다. 이는 곧 현대사 교육의 한계와 우리 사회의 기억 소외 현상을 지적하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또한 영화는, 시대적 진실을 마주하는 데 있어 감정의 전달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는지를 증명합니다. 마치 ‘1987’, ‘남산의 부장들’과 같은 계열의 현대사 영화들이 그러했듯, ‘서울의 봄’ 역시 국민의 기억을 일깨우는 문화적 도구로서 기능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5·18, 6월 항쟁, 현재의 민주주의 가치로 시선이 이어지며, 역사의 흐름과 현재의 위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내러티브의 힘을 느끼게 됩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이 영화를 통해 “민주주의는 어떻게 지켜지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가르침 이상의 체험으로 작용합니다.

‘서울의 봄’은 단지 잘 만든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역사를 잊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경고장이자, 기억의 환기입니다. 12·12 사태라는 잊혀진 현대사의 분기점을 스릴러와 드라마로 재구성한 이 영화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기록되고, 영화는 그것을 생생히 기억하게 만드는 장르입니다. 지금이라도 ‘서울의 봄’을 통해 민주주의의 위태로운 시작과 그 가치를 지켜낸 이들의 싸움을 되새겨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