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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쥬라기월드는 쥬라기공원의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과학적 상상력과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현대적 서사를 구성한 시리즈입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3부작으로 완결된 이 시리즈는 공룡을 단순한 공포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간의 욕망과 과학의 경계, 생명윤리와 생태계 위기라는 복합적 주제를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그려냈습니다. 본 글에서는 쥬라기월드 3부작의 전체 스토리 흐름, 주요 캐릭터의 변화와 의미, 그리고 공룡이라는 존재의 진화적 상징성을 총정리합니다.
영화 쥬라기월드 3부작
쥬라기월드는 총 세 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로, 각각 2015년(쥬라기월드), 2018년(폴른 킹덤), 2022년(도미니언)에 개봉되었습니다. 이 3부작은 기본적으로 마이클 크라이튼 원작의 철학과 공룡 테마파크라는 배경을 공유하면서, 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진화된 과학 윤리를 이야기합니다.
1편 – 쥬라기월드 (2015)
이 작품은 ‘쥬라기공원’ 참사 이후 수십 년이 흐른 시점에서 새로운 공룡 테마파크 ‘쥬라기월드’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현실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인간의 과욕은 멈추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은 관람객의 흥미를 끌기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인공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를 만들고, 그 결과 통제 불능의 대재앙이 발생합니다. 영화는 ‘과학의 상품화’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기술에 대한 자만이 어떤 파국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2편 – 폴른 킹덤 (2018)
화산이 폭발하며 파크가 무너진 후, 공룡들은 죽음의 위기에 처합니다. 동물보호 차원에서 구조 작업이 시작되지만, 배후에는 공룡의 군사적 활용을 노리는 기업의 음모가 숨어 있습니다. 본편에서는 복제 인간 ‘메이시’의 존재가 처음 드러나며, 생명공학 기술이 단순히 공룡을 넘어 인간 복제까지 확대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윤리, 진실, 그리고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깊어지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3편 – 도미니언 (2022)
시리즈 최종편인 도미니언에서는 공룡이 인간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간 이후의 혼돈을 다룹니다. 공룡은 숲속과 도심을 오가며 자연 질서를 뒤흔들고, 인간 사회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합니다. 정부,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신, 과학자, 시민 등이 각자의 입장에서 대응하고 충돌하면서, 자연과 기술이 공존 가능한가에 대한 거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3부작 전체는 ‘장르적 스릴러’를 넘어서, 공룡이 던지는 철학적 상징과 생태계 위기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습니다. 재앙의 원인은 언제나 인간 스스로라는 점이 반복되며, 이는 쥬라기 시리즈 고유의 메시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캐릭터
쥬라기월드는 캐릭터 중심 서사를 기반으로 감정의 깊이를 확장해나간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주요 캐릭터들은 단순히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 과학과 윤리에 대한 상반된 시선과 변화를 상징하는 존재들입니다.
오웬 그래디 (크리스 프랫)
전직 해군 출신의 공룡 조련사로, 벨로시랩터 ‘블루’와의 유대 관계를 통해 인간과 동물 간의 감정적 연결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오웬은 힘과 기술만으로 공룡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생명체와 공존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그의 서사는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 생명 중심적 사고로의 전환을 상징합니다.
클레어 디어링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1편에서 기업 논리로 공룡을 관리하던 관리자였던 클레어는, 점차 책임감 있는 보호자로 변화해갑니다. 2편과 3편에서는 윤리적 책임감을 가진 인물로 성장하며, 인간이 만든 존재에 대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그녀는 또한 메이시의 보호자로서 ‘모성’이라는 감정의 축도 이끌어갑니다.
메이시 록우드
2편부터 등장한 메이시는 인간 복제 기술로 태어난 존재로, 과학의 윤리 경계를 드러내는 인물입니다. 3편에서는 정체성 혼란과 함께 생명의 정의, 자아의식, 선택의 자유에 대한 물음을 관객에게 던지며, 캐릭터로서뿐 아니라 서사의 핵심이 됩니다.
오리지널 멤버 3인방
앨런 그랜트, 엘리 새틀러, 이안 말콤이 다시 등장하며 세대의 지식과 교훈이 다음 세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들의 존재는 시리즈 전체의 메시지를 관통하게 만드는 장치이며, ‘과거의 경고를 현재에 반영하라’는 무언의 대사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쥬라기월드는 캐릭터를 사건의 전달자에 그치지 않고, 과학과 자연, 인간성과 윤리를 둘러싼 담론을 이끄는 주체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진화
쥬라기 시리즈의 중심은 언제나 ‘공룡’이지만, 그 공룡은 단순히 생존 위협을 가하는 괴수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쥬라기월드는 공룡의 생물학적 진화는 물론,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위적으로 진화된 생명체’로서의 공룡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1편 – 인도미누스 렉스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크고 똑똑하며, 카멜레온처럼 위장을 하고, 인간의 손길 없이도 작전을 짜는 이 공룡은 인간이 만든 ‘최강의 생명체’입니다. 이 존재는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통제를 잃은 기술 그 자체입니다.
2편 – 인도랩터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인도랩터는 ‘이용 가능한 생명체’의 극단입니다. 야생성과 훈련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 이 생명체는 도덕과 윤리를 벗어난 과학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3편 – 기가노토사우루스, 테리지노사우루스 등
고증에 기반한 공룡과 허구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결합된 3편의 공룡들은 다양한 모습과 생태계에서의 상호작용을 보여줍니다. 특히 테리지노사우루스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초식공룡이 공포를 유발하는 설정은, 공룡을 기존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한 대표적 장면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룡이 인간 세계에 퍼진 도미니언에서는 ‘이젠 우리가 그들의 영역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 사회의 일부가 되었다’는 패러다임 전환이 발생합니다. 이는 단순한 괴수영화가 아니라, 공존이라는 개념을 주제로 한 ‘생태 블록버스터’로 진화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결론
쥬라기월드는 화려한 특수효과와 CG 공룡만으로 승부한 블록버스터가 아닙니다. 시리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철학적이며, 윤리적이며, 깊은 사유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쥬라기공원이 과학의 오만을 경고했다면, 쥬라기월드는 그 오만 이후의 세계에서 인간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그 물음은 결코 영화 속 공룡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유전자 조작, 인공지능, 생명윤리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쥬라기월드는 말합니다. “생명은 길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길을 찾은 생명 앞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입니다.